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Search Results for '슈퍼스타K'

1 POSTS

  1. 2009/09/26 <슈퍼스타K> 2시즌도 방송하고 싶다면 (1)

<슈퍼스타K>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케이블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시청률 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니 말이죠. 비록 문자 투표 수는 8만 건 정도지만, 어쨌든 온-오프라인에서 이토록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면 이 프로그램은 제작진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슈퍼스타K>가 정말 성공하느냐 하는 것은 2시즌이 방송되는 것으로 판가름납니다. 예전 <악동클럽>도 그룹을 결성하여 앨범을 발표했지만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고, '악동클럽' 2기도 탄생했지만 그때는 시청률도 별로였고, 2기 멤버들도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게 사람들에게서 잊혔지요. 이번 <슈퍼스타K>는 좀 달라질 수 있을까요.



<슈퍼스타K>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

누구나 알다시피 <슈퍼스타K>는 <아메리칸 아이돌>을 모방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블로그에 <아메리칸 아이돌>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로 그 프로그램을 좋아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온 <슈퍼스타K>도 굳이 찾아서 볼 만큼 주목하고 있습니다이제 시청자 투표로 탈락자가 결정되는(여전히 심사위원 점수가 반영되긴 하지만) 본선 무대가 3주째 진행되었고, 이 프로그램을 한 번 더 솔직하게 곱씹고 싶습니다.

여러 단점과 결함이 있더라도 저는 <슈퍼스타K>가 잘되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한국 가요계의 왜곡이 너무도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기획사가 나이 어린 지원자들을 모아 '다듬어서' 만들어내놓는 시스템이 야기한 비슷비슷한 후크송과 걸 그룹/보이 그룹, 넘쳐나는 표절시비로 가요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얼마 전 애프터스쿨을 인터뷰했을 때 그룹의 막내인 유이 씨가 자신은 고등학생 때 기획사를 찾아갔다며 '너무 늦게 시작해서 힘들었어요'라고 말하더군요.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해야 적절한 걸까요? 그만큼 연예기획사는 나이 어린 아이들을 오디션해서 키운다는 뜻이겠죠)

노래로 승부할 수 있는 가수도 성형수술을 받고 노출화보를 찍고 가십토크 프로그램에 나와 연예인 누구와 사귀었네, 하는 폭로성 이야기나 해야 겨우 반짝 주목이라도 받지요. 음악으로 승부하고 음악으로 사랑받는 가수는 점점 드물어집니다. 이런 환경에서 <슈퍼스타K>는 '기획사 물'이 들지 않은, 신선하고 새로우면서도 실력이 있는 가수를 발굴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어떻게 성공했는가?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메리칸 아이돌>이 방송되면서 팝계가 다시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팝계가 침체에 빠져 있을 때 시작한 <아메리칸 아이돌>은 여러 순기능을 가져왔습니다. 일단 다양한 노래를 소개했습니다. 지역 오디션부터 할리우드 본선 오디션, 세미 파이널, 파이널을 거치는 동안 참가자는 수많은 팝을 부르며 때로는 향수를 자극하고, 때로는 새로운 좋은 노래를 소개했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불리는 노래는 매주 아이튠 다운로드 순위에서 급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죠.

 

다양한 장르의 유명 가수(머라이어 캐리, 제니퍼 로페즈, 스티비 원더, 배리 매닐로, 도나 서머, 아바 등)나 프로듀서와 작곡가(데이비드 포스터, 앤드루 로이드 웨버 등)의 멘토링으로 실력이 성장해가는 참가자를 보는 재미도 무척 큽니다. 물론 기획사에서 트레이닝 받지 않아 '빤하지' 않으면서도 실력 있는 가수의 탄생은 <아메리칸 아이돌> 최대의 수확이겠죠.

켈리 클락슨, 캐리 언더우드, 크리스 도트리, 제니퍼 허드슨 같은 대형스타도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여전히 자기 사는 동네에서 그냥 취미로 노래 부르고 있었을 거예요. 시청자들은 직접 투표를 하면서 이런 스타를 자기가 직접 발굴해낸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거고요.


성공하고 싶다면 제대로 벤치마킹하라

 

<슈퍼스타K>도 이런 역할을 수행해야 할 텐데, 그러려면 일단 이번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 개인사를 통해 '감동'을 쥐어짜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할리우드 오디션부터는 더 이상 개인사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할리우드 본선 오디션 때에는 참가자의 갈등과 우정, 치열한 노래연습과 대결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탑36 또는 탑24가 모여 치르는 세미 파이널 때에는 노래 부르기에 앞서 30초~1분 정도 간단한 멘트가 나옵니다. 자기만의 습관, 처음 노래 부른 기억 등에 대해 말하면서 시청자에게 자신을 친근하게 어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슈퍼스타K>는 본선 3라운드가 진행되도록 지역 오디션 때부터 나왔던 개인사가 아직도 반복 세뇌될 정도로 나옵니다. 이미 다 아는 얘기라 지겨워질 정도입니다. 또한 도전자가 노래하기 전에 계속 눈물 흘리는 모습만 보다 보니 공연에 앞서 분위기가 착 가라앉는 역효과를 내고 있고요.

<아메리칸 아이돌> 세미 파이널부터는 치열한 경쟁이나 개인사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습니다. 본인이 부를 노래를 과제에 따라서 스스로 고르고, 멘토와 만나 노래 연습을 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현재 <슈퍼스타K>에서 가장 부족한 점이 이것입니다. 도전자가 어떤 과거를 가졌는지는 이미 알고 있으므로, 그들이 어떤 경향을 가졌는지, 어떤 매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어필해야 합니다.

현재는 한 주에 두 명씩 떨어지기 때문에 파이널 무대가 겨우 다섯 번 진행될 뿐이라 그 과정에서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는 공감하며 응원할 만한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대 안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운 구조이므로, 노래 부르기 전 30분 동안 나오는 영상에서라도 그걸 표현해내야 합니다. 기획사 사람들을 데려다놓고 계약금을 제시하며 도전자를 시험에 들게 하기보다는, 그들의 매력과 성장에 집중해야 시청자가 도전자를 기꺼이 응원하고 가수의 꿈을 이루는 데에 자신이 미약하나마 동참했다는 보람이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메리칸 아이돌> 무대를 보면서 1분(길어야 2분) 정도로 짧게 편곡된 노래를 들으면서도 울컥할 때가 있습니다. 단지 완성도 있는 공연 때문이 아니라 그 한 노래에 도전자의 꿈과 열정, 노력, 삶이 들어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감동적인 건 더 이상 그들의 사연이 아닙니다. 도전자의 노래가 시청자에게 가장 큰 감동이 된다는 것을 깨닫기 바랍니다. 사연보다 노래가 더 드라마틱할 수 있습니다. 노래와 그들의 성장담으로 사로잡아야 시즌2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사족 한마디: 우승자에게 데뷔할 기회를 준다면서, 혹시 기획사에서 또 한 명의 아이돌로 만들어놓지 않을까 심히 걱정됩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스타들은 기획사에서 '다듬는다'는 명목으로 그들의 음악세계와 외모를 격하게 변형시키지 않고 취향을 존중해주었음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