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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rch Results for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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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30 '남자 이야기' 주인공은 어디갔나 (6)
  2. 2009/04/10 카인과 아벨, 여자 주인공은 왜 나올까?

<남자 이야기>는 제목대로 남자들이 극의 큰 흐름을 이끌어 가는 와중에 두 여자(서경아, 채은수)도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드림팀의 1차 복수극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주인공 김신은 자기 형을 죽인 사람을 향해, 드림팀 멤버 재명과 문호는 자기 아버지와 친구를 죽인 사람을 향해(경태는 삼촌 따라 강남 온 격이지만) 복수의 칼날을 겨누었는데, 알고 보니 복수의 대상은 채동건설 회장이 아니라 진짜 살인자 채도우라는 것까지 8부에서 밝혀졌습니다. 복수의 대상이 극 중반으로 오면서 명확해진 셈입니다.

그리하여 8부의 마지막 신에서는 신과 도우가 마주보며 앞으로 펼칠 대결을 예고했습니다. 이제 본론의 서막(?)이 끝나고 본론의 진짜 본론이 다음주부터는 시작되겠군요. 이 마당에도 <남자 이야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남자들 중 주인공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이 제일 마음에 걸립니다.


김신? 누구~! (왕비호 버전)

지금껏 우리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형이 죽었다는 사실, 그것에 격분해서 방송국에 석궁 테러 하려다가 전과자가 되었고 그곳에서 '형님'을 만나 드림팀에 합류했다는 정도입니다. 알고 보면 꽤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어 온 셈인데 어찌 된 것인지 이것은 그저 '줄거리'로 다가올 뿐 이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 하나하나에서 김신의 캐릭터나 존재감이 더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형의 죽음과 감옥 안에서의 생활, 드림팀의 모습 등에서 악의 화신 채도우, 자폐형 천재 안경태, 위장술과 화술의 달인 박문호, 확실한 브레인 도재명 등 나머지 '남자'들은 자기만의 캐릭터와 매력을 8부까지 오는 동안 제대로 펼쳤는데 정작 주인공 김신만은 자기만의 강인한 인상을 심어 주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도재명은 뛰어난 외국어 능력과 여성을 사로잡는 매력, 변호사 자격증, 중국인 양아버지 덕분에 얻은 인맥까지, 이 '드림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안경태의 삼촌인 박문호도 전직 사기꾼답게 뛰어난 변장술과 능수능란한 화술, 트릭과 인맥, 드림팀 내 인물을 하나로 모으는 친화력까지, 그 역시 없어서는 안 됩니다. 안경태 또한 주식으로 사기 치려는 이 드림팀에서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지요. 비단 드림팀을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이 세 명의 캐릭터는 드라마에서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고유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겁니다.

메인 주인공보다 더 매력적인 악역, 채도우


채도우의 매력은 또 어떻습니까? 이런 악역, 참 신선합니다. 얼마 전 종영한 <카인과 아벨>에서 그랬듯이 악역은 대부분 구구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사랑받지 못했고 인정받지 못했고 세상이 미웠고.. 이런 이유로 난 네가 미워! 하는 식이지요. (전부 그렇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면서 시청자에게 자신이 악하게 될 수밖에 없는 사연을 어필하고 이해받으려고 애씁니다. 또한 '나쁜 남자'의 심장이 아무리 얼음같이 차가울지라도 실상은 '사랑 앞에서는 약해지기'라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채도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이 악해진 이유 따위는 애초에 보여 주지도 않고 이해시킬 필요도 없는 듯 행동합니다. 시청자에게조차 자신을 어필하려고 시도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름부터 '섀도우' 즉 '그림자'를 연상시키는 악의 화신일 뿐입니다. 요즘 한창 인기 많은 '훈남'과는 정 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보통 드라마에서 악역은 주인공보다 덜 사랑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 드라마에서는 주인공 김신보다 채도우가 더 주목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누가 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4대1로(아니, 채은수가 김신 쪽으로 갔으니 5대1이라고 해야 하나요?) 붙어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지 않는데도 조용히 눈빛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도 지존급입니다. 매너 있고 실력 있고 '감정 있는 척'도 잘하고 여심을 자극할 줄도 알고 게다가 감수성 넘치는 모습으로 피아노 연주까지 하는데.. 이거야 뭐, 주인공이 채도우 같아요. 김강우 씨의 차가우면서도 절제된 연기 또한 놀라울 정도입니다. <식객>에서는 무난한 정도였는데 어느새 여기까지 성장해 있었네요.

채도우만 강할 뿐, 김신도 복수 1차전도 너무 약해~!


김신을 제외한 드림팀 멤버도, 채도우도 캐릭터와 매력 포인트가 명확한데 김신만 제자리를 못 찾고 있습니다. 나머지 '남자'들의 매력이 워낙 눈에 잘 띄기에 더더욱 김신의 캐릭터가 '듣보잡'처럼 느껴집니다. 변장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달변가도 아니고 카리스마도 없고 지휘력도 안 보이고 말입니다. 최소한 김신이 드림팀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다들 자기 역할을 할 때 김신은 도대체 무슨 역할을 했던지 다 된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드림팀의 대표는커녕, 일원으로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듯한 모습이었으니 말이지요.

결정적으로 꼭 복수를 하겠다는 전투력도 약합니다. 자기 형이 죽어서 복수하겠다고 석궁 테러까지 했으면서도, 정작 감옥에서 복역한 뒤로는 옛 애인에게 찾아가 '너만 내게 돌아온다면 복수 따윈 그만 둘게'라고 하는데 그저 웃음만 나더군요. 가뜩이나 복수심 없어 보이는 주인공인데, 저런 설정까지 나와 버리면 정말 주인공의 복수심을 더 의심하게 되지 않겠어요.

채동건설이라는 대기업의 회장이 저렇게 쉽고 허술하게 50억이라는 큰 돈을 사기 당하는 것도 그리 설득력이 있진 않았지만.. 앞으로 펼쳐질 복수극 2차전은 좀 달라지리라 기대해 봅니다. 달라지지 않으면 이 드라마는 실패가 될 수밖에 없고요. 8회 마지막에서는 구부러진 계단에서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한 사람은 위에, 한 사람은 아래에 서 있지만 앞으로 이들의 위치가 어떻게 될지는 예상이 가능하지요.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인 김신의 매력을 살리는 것입니다. 드라마의 중반에 오기까지 도대체 김신만의 매력이 뭔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건 정말 큰 문제거든요. '본론의 본론'으로 들어가면서는 복수 과정도, 주인공의 캐릭터도 '본론스럽게' 펼쳐지길 기대합니다.


카인과 아벨, 여자 주인공은 하는 일이 없다


<카인과 아벨>의 주인공은 '카인'과 '아벨'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요? 그런데 카인도 아벨도 남자이다 보니 남자들이 극을 이끌어 가는 중입니다. 중심적인 사건은 대부분 카인이 일으키고(초반에 선우가 완벽한 '카인' 모드로 들어가기까지는 카인의 엄마가 잠깐 등장하기도 했지만) 아벨이 처절하게 당하다가, 이제 기억을 서서히 찾아가며 사건의 실체를 파악한 아벨이 나서서 복수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 복수극의 과정에서 카인과 아벨이 서로 대립하며 머리 싸움을 벌이는 중이지요.

그러다 보니 여자 주인공 두 명은 자연스럽게 소외되는 분위기입니다. 김서연을 먼저 볼까요? 초반부터 지금까지 거의 우는 모습, 선우에게 밥 차려 주는 모습, 초인과 선우에게 사랑받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전형적인 첫사랑의 모습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지요.

어제도 초인과 선우에게 일어난 사건을 짐작한 마지막 장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리액션만 보이다 끝나 버렸습니다. 물론 극의 후반부에 나온 장면이라 다음 부에서 서연이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드라마는 서연이 '초인과 선우 사이의 사건'을 알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하는 것보다는 '서연이 알게 되었을 때 초인과 선우의 반응'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만약 서연의 혼란과 심경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드라마도 서연이 뛰쳐 나가는 데에서 끝났을 텐데,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서연이 뛰쳐 나간 후 선우와 초인이 대립하며 '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라고 소리를 지르는 데에서 끝났지요. 마지막 장면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장면임을 감안한다면 이 드라마는 서연의 리액션보다, 서연이 알게 된 사건 또한 선우와 초인의 대립을 위한 갈등이 더 중요했다는 뜻입니다.

영지는 어떨까요? 영지는 서연보다는 좀 더 존재감이 있습니다. 초반에는 나쁜 사람들의 꾐에 빠져서 본의 아니게 초인 납치 사건에 개입하기도 했고, 중반에는 한국에 다시 돌아온 초인을 의심하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오강호'라고 이야기해 주고, 함께 살면서 그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여도 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그 후로 영지는 초인에게 반한 여자, 초인이 보호해 줘야 하는 여자 역할만 하고 있을 뿐 극의 전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연도, 영지도 둘 다 주인공의 사랑을 받는다, 주인공을 사랑한다, 이 두 가지 역할 빼고는 거의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지요.

복수극의 단골대사, '그녀만은 몰라야 해.'


복수 드라마에서 여성 캐릭터가 이렇게 다루어지는 경우는 그동안 종종 있었습니다. 남성 주인공들이 대부분의 사건을 만들고 전개시키고 갈등하는 가운데 여자는 그 사이에 끼여 아파하는 것이죠. 남자는 그 여자를 보며 복수심에 잔인해져 가는 자신의 모습으로 한줄기 눈물을 흘리거나, 여자의 존재가 복수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이때 대부분 여자는 아무것도 모르다가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됩니다) '그녀만은 몰라야 해' 이것이 복수 드라마의 단골 대사이지요.

명품 중의 명품 복수 드라마인 <부활>에서도 그랬습니다. (그 드라마에도 한지민 씨가 나왔군요) 엄태웅이 맡은 서하은은(유강혁이자 유신혁이기도 했던) 아버지와 동생을 죽인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신분을 위장하고 계략을 꾸며 복수를 꿈꾸는데, 어머니와 여동생 신영, 연인인 서은하까지 이 셋은 나이와 얼굴만 다를 뿐 '주인공이 그들에게만은 모든 사실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똑같습니다. 이런 복수극에서는 여성이 극에 개입할 여지가 없이, 그냥 그림처럼 존재만 할 뿐입니다.

여성의 복수극은 남자가 원인, 남성의 복수극은 핏줄이 원인

그럼 여성이 주인공인 복수극은 어떨까요? 현재 방송 중인 <아내의 유혹> <미워도 다시 한 번>이나 여성 복수 드라마의 전설 <청춘의 덫> 등을 보면, 확실히 그녀들은 극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드라마에서는 남자가 오히려 존재감이 훨씬 덜하지요.

하지만 복수의 이유를 살펴보면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 복수극은 다들 원인이 '남자'입니다. 내가 널 이렇게 사랑했는데 넌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부숴 버릴 거야! 이것이 여성 복수극의 기본 포인트인 셈입니다.

남자가 주인공인 복수극 중에서 '내가 널 이렇게 사랑했는데 넌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부숴 버릴 거야!'라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배신 당하고 (때로는 아이까지 떠맡게 되어) 그녀를 찾아가 복수하는 내용이 있었던가요? 제가 우리나라 드라마를 전부 다 본 것이 아니니 '전혀 없다'라고 대답은 못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내용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의 복수극은 대부분 '핏줄' 문제입니다. 내 부모님에게, 내 가족에게 해를 입혔을 때에 착하던 남자가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여 온갖 위기를 자기 힘으로 헤쳐 나가는 것이지요.

<카인과 아벨>은 재미있습니다. 극 자체의 짜임새나 넘쳐나는 PPL 등 아쉬운 점은 있어도 소지섭 씨의 캐릭터만으로도 어제 16부는 아주 시청자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야밤에 초인이가 구내식당에서 영지에게 갑작스럽게 뽀뽀를 하는 장면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어쨌든 복수극의 소재가 좀 더 다양해지길, 남성이 이끌어가는 복수극 안에서 여성을 그저 '예쁜 그림' 취급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길, 여성도 '남자의 배신' 이외에 다른 이유로 복수를 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랍니다. 앞으로는 더 치밀하고 다양한 복수극이 등장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