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자가 본 한국 꽃남
Posted 2009/02/17 21:37카케히 마호/ 한일문화 코디네이터
‘F4’라고 하면 대만의 전매특허라고 여겨졌는데, 어느새 일본, 한국, 아시아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류의 대표가 <겨울연가>라면, 화류(중화권의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뭐니뭐니해도 <유성화원>=F4이다. 원작은 일본에 있기 때문에 말하자면 역수입인 셈이다. 그 흐름을 타고 2005년에 일본판 <꽃보다 남자>가 드라마화 되었다. 대만의 F4와 구별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F4를 ‘꽃남’(하나단)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일본판 <꽃보다 남자>가 일본 현지에서 방영됐을 때) 솔직히 화류인기에 편승해 재탕한 작품이 인기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을 뒤집고 빅 히트를 쳤다. 일본에서 드라마 시청률이 20%를 넘으면 ‘대박’이라고 하는데, 평균시청률 20%를 유지했으며, <꽃보다 남자 리턴즈> 마지막회에서는 28%를 기록했다. 게다가 ‘3대 트렌디 드라마’라 불리는 <꽃보다 남자>(2005/2007) <노다메칸타빌레>(2006) <아름다운 그대애게~이케멘 파라다이스~>(2007) 중에서 유일하게 제2탄(<꽃보다 남자 리턴즈>이 제작되었으며, 영화화까지 되었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일본에서 ‘대박’ 났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마키노 츠쿠시(한국판 금잔디)가 드라마 안에서 자주 외치던 “말도 안돼!”라는 대사는 당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
이 드라마가 일본에서 ‘예상을 뒤집고 대박’난 이유는 화류팬과는 다른 새로운 팬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1. 주역의 도묘지 역에 아이돌 가수 아라시의 마츠모토 준을 기용해, 아이돌 팬을 잡았다. 2. 원작이 인기 있는 만화였으므로, 만화 팬들을 잡았다. (※만화 <꽃보다 남자>는 6천만부를 돌파한,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녀만화이다.) 3. 그리고 화류팬 중 30대 이상보다 젊은 시청자를 붙잡은 것이 성공의 비결일 것이다. 물론 탄탄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는 두말 할 것도 없다.
그리고 현재 방송중인 한국판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미 (한국판의) 일본 공식 홈페이지가 오픈되었고, 일본판Wikipedia(온라인 백과사전)의 <꽃보다 남자> 란에는 기본정보로 추가해 매주 시청률까지 시시각각 기재되고 있다. 한류계 기자들 사이에서는 “한국판이 훨씬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필자도 일본판에서는 도묘지역의 마츠모토 준에게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역시 한국판은 원작의 카리스마를 되살려줘 흐뭇하게 생각하고 있다. 연기력뿐만 아니라 일본남자의 성격이 소심하고, 평소 레이디 퍼스트 정신이나, 여자들에게 부드럽고 친절한 습관이 없기 때문에 대만판, 한국판과의 차이를 낳지 않았나 싶다. 여하튼 3개국 공통으로 주목하고 싶은 것은 하나자와 루이(한국판 윤지후) 역이다. 대만판의 루이(주유민)은 데뷔작으로 대스타 반열에 올랐고, 일본판의 오구리 슌은 이 작품이 출세작이 되어 지금은 확고부동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한국판의 김현중도 <우리 결혼했습니다>에서 보여준 남자다운 매력에 더해 섹시함까지 갖춰 여성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 인기가 한류 이외의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을까? 앞으로, 한국에서의 성공여부가 그 열쇠를 쥐고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가 아시아 전역에서 이 정도로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여주인공의 천진난만하게 밝은 모습, 말도 안 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에 있다고 본다. 그리고 도묘지처럼 다소 거칠어도 여성을 리드하는 남성이 세상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한 반동작용은 아닐까? 세상의 남자들이여! 친절함만이 남자의 전부는 아니다. 좀더 강하게 잡아주길 바라는 여자가 많다는 걸 명심하길! (웃음)
*한국 꽃남을 본 일본인들의 느낌이 어떨지 궁금해 일본에서 잡지 기자로 일하고 있는 카케히 마호씨에게 원고를 부탁했더니 기꺼이 써주셨다. 감사드린다.


